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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드립 커피를 계속 내려보니 알게 된 맛의 차이

by 남뎅이 2026. 9. 26.

처음 핸드드립 커피를 시작했을 때는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원두를 갈고 드리퍼에 넣은 뒤 뜨거운 물을 천천히 부으면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원두를 볶고 여러 번 커피를 내려보니 같은 원두인데도 맛이 매번 조금씩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원두 상태가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반복해서 내려보면서 분쇄도와 물의 양, 붓는 속도 같은 작은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같은 원두인데 왜 맛이 달라질까?

제가 가장 먼저 신경 쓰기 시작한 것은 물이 내려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떤 날은 물을 붓자마자 빠르게 내려갔고, 어떤 날은 드리퍼 안에 물이 오래 머물렀습니다.

빠르게 추출됐을 때는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맛이 가볍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었고, 반대로 너무 천천히 내려가면 쓴맛이나 무거운 느낌이 강해질 때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물을 붓는 방법만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그라인더의 분쇄도를 조금씩 바꿔보니 추출 속도 역시 달라졌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한 번에 여러 조건을 바꾸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한 가지씩 바꿔보는 것이 가장 편했다

예전에는 커피 맛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원두 양도 바꾸고 분쇄도도 바꾸고 물의 양까지 동시에 조절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음번에 맛이 좋아져도 무엇 때문에 달라졌는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한 가지 조건만 바꿔봅니다.

분쇄도를 바꿨다면 나머지는 최대한 그대로 유지하고, 물 온도를 조절한다면 다른 조건은 건드리지 않는 식입니다.

조금 번거로운 방법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제 입맛에 맞는 조건을 찾기는 훨씬 쉬웠습니다.

뜸 들이는 과정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커피를 내릴 때 처음 소량의 물을 부어 원두를 적시는 과정을 흔히 뜸 들이기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이 과정을 형식적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볶은 원두를 사용해보니 로스팅한 지 얼마나 지났느냐에 따라 원두가 부풀어 오르는 모습도 조금씩 달랐습니다.

특히 갓 볶은 원두는 물을 부었을 때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이런 작은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홈카페의 재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 입맛이었다

커피를 공부하다 보면 정확한 원두량이나 물의 온도, 추출 시간에 대한 다양한 기준을 만나게 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정해진 숫자를 정확하게 따라야 맛있는 커피가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여러 번 직접 내려보니 기준은 출발점에 가까웠습니다.

조금 진하게 마시고 싶은 날도 있고 산뜻하게 마시고 싶은 날도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한 번의 추출 결과에 너무 집착하기보다 내가 맛있다고 느낀 조건을 하나씩 기록해두는 방식으로 커피를 즐기고 있습니다.

직접 볶은 원두를 갈고, 물을 붓고, 맛을 비교하는 이 과정 자체가 제가 홈커피를 계속 즐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