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코만단테 전동킷, 정리하려다 다시 남기게 된 이유

by 남뎅이 2026. 9. 23.

커피 장비가 하나둘 늘다 보니 어느 순간 그라인더만 해도 꽤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마음먹고 장비를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크기가 크고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코만단테 전동킷도 정리 대상에 들어갔습니다.

예전에는 욕심을 부려 두 세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180RPM, 다른 하나는 90RPM 정도로 맞춰 사용했습니다. 한 대는 빌려주고 나머지는 판매하려 했지만 결국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짐을 정리하다 다시 꺼내보니 생각이 또 달라졌습니다.

다시 보니 버 상태가 상당히 좋았다

오랜만에 제대로 청소하려고 코만단테 MK3를 분해했습니다.

사용한 시간이 꽤 있었음에도 버 상태는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날도 비교적 선명하게 살아 있었고 눈에 띄는 부식이나 큰 손상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당연하게 사용했던 부분인데, 여러 그라인더를 경험하고 다시 보니 기본적인 완성도가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MK3는 우드 마감 제품입니다.

사용하면서 생긴 작은 흔적은 있지만 우드오일로 가볍게 관리해주면 다시 깔끔한 느낌이 살아납니다. 금속으로 마감된 전동킷과 조합했을 때의 모습도 여전히 마음에 듭니다.

요즘 전동 그라인더와 비교하면 분명 불편하다

솔직히 지금 기준으로 보면 코만단테 전동킷은 효율적인 장비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요즘은 훨씬 작고 간편한 전동 그라인더도 많고,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에서도 다양한 버를 사용하는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별도의 큰 전동킷을 놓고 코만단테를 장착해서 사용하는 방식은 공간도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정리하려고 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직접 다시 사용해보니 단순히 편의성만으로 정리하기에는 아쉬웠습니다.

직접 갈아보니 다시 마음이 흔들렸다

청소를 마친 뒤 원두를 갈아봤습니다.

오랜만에 사용했는데도 분쇄된 원두의 상태가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대로 핸드드립을 진행했습니다. 초반에는 물줄기를 조심스럽게 가져가고, 후반까지 천천히 추출을 이어갔습니다.

한 모금 마셔보니 예전에 이 장비를 계속 사용했던 이유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향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튀기보다는 전체적인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원두가 가지고 있는 화사한 느낌을 잘 보여줬습니다.

여러 그라인더를 사용하다 보면 강한 개성이 재미있을 때도 있지만, 반대로 이렇게 무난하면서도 원두의 특징을 살려주는 느낌이 좋을 때가 있습니다.

결국 다시 사용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공간을 줄이려고 꺼낸 장비였습니다.

그런데 청소하고, 원두를 갈고, 직접 커피까지 내려보니 판매하려던 마음이 다시 사라졌습니다.

최신 장비처럼 작거나 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장비이고, 제가 좋아하는 분쇄 특성과 추출 결과를 다시 확인했으니 당분간은 조금 더 사용해볼 생각입니다.

커피 장비를 정리하려다 오히려 예전에 좋아했던 이유를 다시 발견했습니다.

아마 이런 과정 때문에 커피 장비가 쉽게 줄어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